인플레이션 재점화 리스크 (원자재 가격, 유동성 이동, 금리 정책)

 2025년 초 금융시장은 이중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의 강세와 자산 가격 상승이 지속되는 가운데, 원자재 시장의 급등세가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금, 은, 동, 원유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1개월 만에 10% 이상 급등하면서 꺼졌다고 여겼던 인플레이션의 불씨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과거 2008년과 2010~11년의 사례처럼 유동성이 원자재 시장으로 이동할 때 나타나는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재점검해야 할 시점입니다.



## 원자재 가격 급등과 인플레이션의 상관관계


자산 가격의 상승이 반드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2010년대 금융 위기 이후 연준은 양적완화로 상당한 돈을 시장에 공급했지만, 이 유동성은 실물 경제보다는 주식과 부동산 같은 자산 시장으로 흘러갔습니다. 주식이나 부동산 가격은 꾸준히 올랐지만 실물 경제의 소비가 따라오지 못했고, 금융 위기의 충격으로 디플레이션 심리가 강하게 자리잡으면서 인플레이션은 쉽게 올라오지 못했습니다.


자산 가격 상승은 오히려 자산을 보유한 계층의 소비를 자극하는 효과를 만들어냅니다. 자산이 없는 K자의 하단은 소비가 힘들지만, 자산을 많이 가진 K자 상단의 소비가 이를 메이크업해주면서 전체 소비가 크게 무너지지 않으면서도 물가를 끌어올리지 않는 골디락스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은 고민에 빠집니다. K자의 하단을 보면 금리를 내려야 하지만, 상단의 압도적인 소비와 강한 자산 가격 상승을 보면 금융 안정을 위해서라도 금리 인하가 힘겨워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유동성이 일반 자산이 아닌 원자재 시장으로 흘러갈 때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2008년 초 유동성이 에너지 및 비철금속 등의 원자재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CRB 인덱스가 급등했고, 2008년 5월 국제유가는 배럴당 145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이 기록은 18년이 지난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습니다. 2011년에도 아랍의 봄을 전후해 2차 양적완화로 풀려나온 유동성이 원자재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금융 위기 이후 처음으로 전세계가 인플레이션 압력에 시달렸습니다. 국내에서는 배추 파동으로 물가 불안을 느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도 했습니다. 원자재 가격은 생산 비용과 직결되어 실물 경제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우려를 현실화시키는 핵심 요인이 됩니다.


## 유동성 이동의 현재 신호와 시장 분석


2025년 1월 현재 금융시장에서는 주목할 만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뉴욕 증시의 강한 상승세와 함께 한국과 브라질을 비롯한 이머징 시장의 아웃퍼폼이 돋보이고 있으며, 특히 금은동의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금과 은의 가격은 지난 1개월 간 13~14% 상승했고, 구리 가격도 18%나 뛰었습니다. 원자재 지수인 CRB는 1개월 간 6% 이상 올랐으며, 국제유가도 13% 상승했습니다. 에너지 관련 기업 ETF는 15% 이상 급등하면서 원자재 시장의 뜨거운 열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이란과 미국의 분쟁 같은 지정학적 이벤트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채권 시장이 약세를 이어가면서 채권 금리가 오르고, 원자재 관련주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달러 약세 우려로 금 가격 상승에만 집중하다 보면 다른 원자재 가격 급등이 잘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이는 유동성이 광범위하게 원자재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유동성이 풍부하고 약달러 상황임에도 물가가 안정적이라면 자산시장이 폭발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현재 시장이 과소평가되어 있거나, 곧 큰 변동성이 올 수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풍부한 유동성과 약달러는 역사적으로 자산 가격 급등의 전조였으며, 특히 원자재 시장으로 자금이 몰릴 때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급격히 높아졌습니다. 2006년 5월의 사례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2005년 이후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강세장이 달러 약세와 맞물려 진행되었고, 2006년에도 상승장은 이어졌지만 원자재 가격의 과도한 상승이 동반되었습니다. 당시 연준은 기준금리 인상이 거의 끝났다는 신호를 주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일정 레벨을 넘어서자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 금리 정책 딜레마와 복합 리스크 요인


현재 금융시장은 여러 리스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플레이션 재점화 가능성 외에도 일본의 금리 인상에 따른 엔캐리트레이드 청산 이슈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일본만 금리를 올리는 상황에서 엔화 강세가 지속되면 글로벌 유동성 흐름에 큰 변화가 생길 수 있으며, 이는 자산시장 전반에 조정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조정 이슈로 크게 네 가지를 꼽고 있습니다. 첫째는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 둘째는 과도한 가격 상승에 따른 공포심리, 셋째는 엔화 강세와 엔캐리트레이드 청산, 넷째는 트럼프 행정부의 TACO(관세, 이민, 중국, 유가) 정책 영향입니다. 이 네 가지 요인이 동시에 작용할 경우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크게 확대될 수 있습니다.


연준의 입장에서는 딜레마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CPI만 보면 2%를 조금 넘는 수준이라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될 것처럼 보이지만, 원자재 가격의 급등은 또 다른 형태의 경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2006년 당시 버냉키 의장이 4%면 기준금리 인상이 끝날 것이라고 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플레 불안이 겹치면서 추가로 2차례 이상 금리를 인상해야 했던 사례는 현재 상황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금리 상승 부담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 불안이 겹치면 2006년 5월처럼 약 1개월 동안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과 2006년의 상황은 상당히 다릅니다. 하지만 과도한 원자재 가격 상승은 우리가 전혀 신경쓰지 않던 인플레이션 이벤트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꺼져있는 불이라고 생각했던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다시 한 번 점검하고 모니터링해야 할 시점입니다.


## 결론


원자재 시장의 급등세는 단순한 가격 변동이 아니라 유동성 흐름의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입니다. 풍부한 유동성, 약달러, 그리고 안정적인 물가라는 조합은 역설적으로 자산시장 폭발의 전조일 수 있으며, 인플레이션, 엔캐리트레이드 청산, 가격 공포, 트럼프 정책이라는 복합 리스크가 조정의 방아쇠를 당길 수 있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이 제기한 우려처럼 현재의 안정은 폭풍 전야의 고요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꺼진 불처럼 보였던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재점검하고 원자재 가격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것이 2025년 투자 전략의 핵심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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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naver.me/FswCUX6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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