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의딜레마 (금리정책, 시장안정, TACO전략)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중앙은행들의 정책 방향이 시장 안정과 인플레이션 제어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연준의 리사 쿡 위원이 강경 발언으로 시장에 불을 지핀 뒤, 윌리엄스 총재와 제퍼슨 부의장이 급하게 진화에 나선 장면은 2024년 8월 일본은행의 항복 선언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러한 중앙은행들의 오락가락하는 행보와 트럼프 행정부의 시장 부양 전략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 일본은행의 금리정책 딜레마와 엔화 약세의 함정
일본은행의 우에다 총재는 지난 2024년 4월 "엔화 약세는 기저 인플레이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발언하며 엔 약세를 사실상 묵인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는 금리 인상 없이 엔 약세를 더 만들겠다는 신호로 해석되었습니다. 그러나 2024년 5월 8일 기시다 총리와의 면담 이후 태세 전환에 들어갔고, 7월 31일에는 "금리를 0.5% 위로 올릴 여지도 있다"며 결연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문제는 이후 발생한 엔캐리 트레이드 대규모 청산 사태였습니다. 시장이 급격히 붕괴되자 일본은행은 단 2일 만에 우치다 신이치 부총재를 내세워 "금리 인상 천천히 하겠다"는 항복 선언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는 중앙은행이 시장의 압력 앞에서 얼마나 무력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입니다.
이후 일본은행은 금리 인상과 엔 약세 제어에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습니다. 2024년 10월 30일 우에다 총재는 "비하인드 더 커브에 빠질 우려를 그렇게 인식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금리 인상이 늦춰져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는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의미로, 시장은 이를 엔화 약세 신호로 받아들였습니다. 실제로 원화 대비로도 엔화가 약세를 보일 정도로 엔화 가치는 하락했습니다. 지난 4월 100엔당 1020원을 정점으로 현재 940원까지 밀린 상황입니다.
그러나 달러 당 157엔을 넘어서자 우에다 총재는 2024년 11월 21일 다시 입장을 바꿉니다. "엔화 약세가 수입 비용과 전반적인 물가를 끌어올려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도 "지나치게 변동성이 크고 투기적인 움직임에 대처하기 위한 외환 개입은 하나의 선택지"라며 거들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마치 "샤워실의 바보"처럼 뜨거운 물과 찬물 사이를 오가는 것과 같습니다. 디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이며, 12월 또는 내년 초 금리 인상이 예상되지만 엔 약세를 제대로 제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 연준의 시장안정 메시지와 정책 일관성 문제
미국 연준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었습니다. 리사 쿡 연준위원이 목요일 밤 강경한 자산시장 발언으로 전체 자산시장이 하락하자, 금요일 밤 윌리엄스 총재와 제퍼슨 부의장 등이 급하게 나서서 비둘기적인 연설을 쏟아냈습니다. "지금은 닷컴 버블과는 다르다"는 제퍼슨 부의장의 발언은 시장을 안심시키려는 의도가 명확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2024년 8월 일본은행의 항복 선언을 연상시킵니다. 리사 쿡이 지펴놓은 불을 빠르게 진화하려는 연준의 행보는 중앙은행이 시장 변동성 앞에서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연준이 자기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고 시장의 반응을 살피며 정책 메시지를 조율하는 모습은, 연준의 독립성과 정책 일관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듭니다.
현재 시장에서는 연준이 유동성을 추가로 공급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실적을 보면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각종 부양책이 증시의 하방압력을 어느 정도 막아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준이 유동성을 추가로 공급한다면 시장에는 더욱 긍정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연준의 오락가락하는 메시지는 시장 참여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한 위원은 강경 발언을 하고, 다른 위원들은 비둘기적 발언을 하는 식의 불협화음은 정책 신뢰도를 떨어뜨립니다. 중앙은행의 정책은 예측 가능해야 하며, 일관성 있는 메시지 전달이 중요합니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시장의 변동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 트럼프 행정부의 TACO전략과 시장 부양 카드
TACO는 단순히 관세 적용을 90일 유예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시장을 달래줄 수 있는 모든 선물이 TACO가 될 수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연준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자 다양한 TACO 카드를 꺼내들고 있습니다.
2024년 4~5월 금융시장이 초토화되었을 때 트럼프는 중동 순방에 나섰습니다. 사우디와 카타르 등에서 거의 1조 달러가 넘는 투자금을 받는다는 데 합의했고, 미국은 중동에 대한 AI 반도체 수출을 허용했습니다. 2024년 11월 19일에도 사우디의 빈살만이 방미하여 기존 6000억 달러에 4000억 달러를 추가한 1조 달러 투자를 약속했고, 트럼프는 F-35 전투기 수출 허용으로 화답했습니다.
반도체 수출과 관련해서도 TACO가 작동하고 있습니다. UAE와 사우디에 엔비디아 '블랙웰' 7만 개를 공급하기로 했으며, 이는 화웨이 등 중국 장비를 배제하는 조건부 승인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삼성과 SK하이닉스의 HBM 수요에도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또한 2024년 8월 중국에게 H20의 수출 재개를 허용한 것처럼, 2024년 11월 22일에는 엔비디아 H200 칩의 중국 수출 허용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인플레이션 부담 때문인지 트럼프는 맘다니와 사이좋은 모습을 연출하며 커피, 코코아 등 주요 생필품에 대한 관세를 전면 철폐했습니다. 인도와 스위스 등에 대한 관세율 인하도 시사했습니다. 베센트 재무장관은 2024년 8월 "상호 관세는 녹아내려야 할 얼음"이라며 "무역수지 균형이 이루어지면 관세가 사라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러한 TACO 전략은 마치 군대에서 처음에 엄청 갈구고 통제하다가 나중에 하나씩 풀어주는 것과 같습니다. 하나 풀어줄 때마다 감격스러워지는 심리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처음에 풀어주다가 나중에 하나씩 묶으면 불만이 엄청 커집니다. 내년에 시장이 힘겨워하면 상호 관세율 인하라는 카드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든 증시를 떠받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모습은 분명해 보입니다.
일본은행은 금리 인상을 하겠다 안 하겠다를 반복하며 샤워실의 바보처럼 오락가락하고 있고, 미국 연준은 시장 반응에 따라 메시지를 급하게 조율하는 모습입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금융정책 외에도 증시를 부양시킬 수 있는 다양한 호재들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이러한 정책들이 증시의 하방압력을 막아주고 있으며, 여기에 연준의 유동성 공급이 더해진다면 시장에는 더욱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중앙은행과 정부의 정책 조율이 시장 안정의 핵심 열쇠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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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naver.me/xhlUvx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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