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기현상과 환율 (재정적자, 물가고착화, 뉴노멀)

 최근 몇 년간 금융시장에서는 과거에는 볼 수 없던 기현상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습니다. 한미 금리차와 달러원 환율의 상관관계가 무너지고,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시장금리는 오히려 상승하는 이상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재정적자 우려, 물가 고착화, 그리고 구조적 변화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 한미 금리차 축소에도 치솟는 달러원 환율


과거에는 미국 금리가 한국 금리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 미국 달러의 보유 매력이 높아지는 만큼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는 것이 정석이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 금리보다 한국 금리가 훨씬 낮았을 때 환율이 1400원을 성큼 넘어섰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에는 환율 상승의 원인으로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와 금리차 확대, 이 두 가지를 주로 언급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양국간의 금리차가 확연하게 줄어들었습니다. 10년 국채 금리 기준으로 한때 180bp 이상 차이가 나던 것이 지금은 80bp 언더로 들어왔습니다. 이론적으로는 환율이 하락해야 정상인데,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지금 환율은 1500원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현상의 배경에는 구조적 요인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한국 GDP의 38% 정도를 국민들이 미국에 투자하고 있다고 하니 달러 수요가 구조적으로 높은 상황입니다. 여기에 기업들은 환율이 오를까봐 달러를 꽉 쥐고 있는데다, 기준금리도 우리가 더 낮고 경제성장률도 우리가 더 낮으니 환율 1500원이 뉴노멀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단순히 금리차만으로 환율을 설명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대미 수출은 이미 고점에 도달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환율이 내리려면 중국 경기가 살아나서 대중 수출이 다시 올라가야 하는데, 중국도 완커까지 부도난다고 하니 경기 부양책을 세게 쓰지 않으면 방법이 없는 상황입니다.


## 기준금리 인하에도 상승하는 시장금리와 재정적자 우려


미국 시장금리의 움직임을 보면 또 다른 기현상이 포착됩니다. 지난해 9월부터 연준은 기준금리를 총 175bp 인하했습니다. 그런데 연준 통화 정책을 민감하게 반영하는 2년 국채 금리는 지난해 9월 3.54%에서 현재 3.52%로 고작 2bp만 하락했습니다. 10년 금리는 더욱 가관입니다. 지난해 3.62%였던 10년 국채 금리는 현재 4.18%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175bp를 인하했음에도 되려 10년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른 것입니다.


초장기 금리는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지난해 3.99%였던 20년 금리는 현재 4.8%, 3.92%였던 30년 금리는 현재 4.85%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30년 국채 금리의 지난 3년 고점은 5.09%였는데, 고점 대비로 내려온 것이 현재 4.85%이니 불과 25bp 수준에 불과합니다. 기준금리를 175bp 낮추었다면 30년 금리도 조금은 반응해야 하는데 25bp는 조금 과한 것 아닐까요.


이런 현상이 왜 나타나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재정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국채 금리가 장기물 위주로 치솟는 현상은 미국 하나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영국, 일본, 프랑스 등의 국가에서 전반적으로 고금리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들 국가들은 한결같이 재정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당장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재정 적자가 답이 없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장기 국채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입니다. 재정 이슈는 내년에도 이어지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 물가 고착화와 금리 뉴노멀 시대의 도래


두 번째 요인은 물가에 대한 설명입니다. 아직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2%대 중반에서 쉽게 하락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관세로 인한 영향이다, 일시적이다 라고 할 수도 있지만,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가 2%를 넘은 것이 22년 3월이었으니 벌써 3년 8개월이 흐른 것입니다. 4년 가까이 목표치로 회복이 안 되고 있고, 연준의 12월 전망에서는 물가가 2.0%대로 돌아오는 것은 28년이나 되어야 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과거보다 높은 고물가가 장기간 유지되면 인플레이션 고착화 가능성을 높이게 됩니다.


신임 연준 의장으로 캐빈 해싯이 들어올 것이라는 전망은 하나의 컨센이 되어 있습니다. 공격적 금리 인하가 있다면 장기 국채 금리는 무너져야 할 텐데, 이게 왜 이렇게 탄탄하게 버티고 있을까요. 트럼프가 파월을 조기 해임하지 못한 표면적 이유는 베센트가 만류했기 때문입니다. 베센트가 말린 이유는 독립성의 훼손이 자칫하면 거대한 인플레이션 기대를 만들어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해싯의 등장으로 파월이 떠난 이후, 아니 당장 파월의 레임덕까지 감안하면 힘이 주욱 빠지는 셈이니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의 기대가 커질 수 있습니다. 다만 그 반대 급부에서 장기적인 물가의 상승 우려를 시장이 반영할 수도 있습니다.


일본의 영향도 주목해야 합니다. 일본의 금리 상승이 미국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맞는 것 같지만 실제로도 그런지 의문이 생깁니다. 금리 커브를 보면 10년까지는 완만한 상승, 그 이후 영역에서는 가파른 상승세를 그려냅니다. 일본의 이런 금리 커브가 미국에서도 이례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10년 언더의 금리를 컨트롤하려는 양국의 의도는 그 외의 영역인 20년과 30년에서는 영향력을 낮추다 보니 이 영역의 금리는 꽤 높은 수준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장기물 중심으로 금리가 쉽사리 내려오지 않는 상황입니다. 각각의 원인에 해당되는 부분이 바뀔 때 금리가 하락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그 원인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면 금리의 하락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될 수 있습니다. 23년에 나온 단어인 Higher for Longer는 적어도 지난 4년 정도는 맞는 얘기였습니다. 금리의 뉴노멀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입니다. 요즘은 환율의 뉴노멀 얘기도 나옵니다. 뉴노멀이 흔해지는 세상, 어쩌면 우리는 그런 이례적인 시기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재정적자, 물가 고착화, 구조적 수요 변화가 맞물려 만들어낸 금리와 환율의 기현상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워 보입니다. 투자자들은 과거의 상관관계에 기대기보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이고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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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naver.me/50JyJfl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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