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 상승 (서학개미, 국민연금, 환율전망)
최근 달러원 환율이 1440원에 육박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환율 상승은 과거와 다른 구조적 특징을 보이고 있습니다. 달러 인덱스는 지난 4월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했지만, 원화는 유독 약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유로 대비 달러가 약세인 상황에서 원화는 더욱 가파르게 절하되는 기묘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환율 상승의 배경에는 서학개미와 국민연금이라는 두 가지 구조적 요인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서학개미 영향력, 환율의 새로운 변수
달러원 환율을 구조적으로 밀어올리는 첫 번째 요인은 바로 해외 증권투자의 급증입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금통위 직후 "올해 들어 해외로 나가는 자금이 들어오는 것보다 거의 4배 정도 많아, 민간에서 상당한 규모의 자금이 해외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불과 3~4년 전만 해도 환율을 분석할 때 서학개미를 크게 고려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필수 요소가 되었습니다.
서학개미들의 적극적인 미국 주식 투자가 환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한국보다 미국 투자가 더 높은 수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서 미국 주식을 매수합니다. 이 과정에서 미국 주가가 오르고 달러도 강세를 보이게 됩니다. 현재 달러원 환율이 1438.97원 수준을 유지하며 10월 초부터 약세가 지속되는 것도 이러한 자금 흐름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이러한 기대가 꺾일 경우 자금이 역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시장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면 투자자들은 달러를 팔고 원화로 환전해서 돌아올 것이고, 그 과정에서 원화 강세, 즉 환율 하락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바뀌어버린 세상에서는 자산 간의 상관관계 역시 과거와 다르게 나타납니다. 과거에는 미국 주식이 흔들리면 안전자산인 달러 강세가 나타났지만, 이제는 미국 주식이 흔들릴 때 달러가 빠지는 새로운 패턴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미국 자산 시장의 인기도가 환율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구조로 전환된 것입니다.
국민연금 해외투자, 달러 수요의 거대한 축
달러원 환율 상승의 두 번째 구조적 요인은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확대와 환헤지 축소입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국정감사에서 "국민연금 환헤지 축소가 달러 수요를 자극했다"는 지적에 동감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국민연금이라는 거대한 자금이 해외 투자를 늘리면서 동시에 환헤지 비중을 줄였다는 것은 시장에 달러 수요 증가와 달러 공급 감소라는 이중 신호를 보낸 것입니다.
국민연금의 이러한 움직임은 환율에 직접적인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습니다. 개인의 해외 투자뿐 아니라 연금의 해외 투자까지 더해지면서 달러에 대한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한 것입니다. 여기에 향후 3500억 달러 상당의 대미 투자 협상까지 맞물린다면 환율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최근 국정감사에서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은 의미 있는 발언을 했습니다. 그는 환율 상승 원인 중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가 일정 수준 영향을 줬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국내 주식 투자 비중에 대해 생각을 다시 해볼 계기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과거에는 한국과 미국의 성장률 격차가 줄어들고 국내 주식 상승률에 한계가 있어 국내 주식 비중을 줄였지만, 이제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경제 성장률 변화에 따른 국내 주식시장 전망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는 것입니다.
밸류업 프로그램 등 기업 지배구조 개선 노력이 국민연금의 국내 투자 매력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 비중을 줄이고 국내 비중을 높인다면, 환전 수요가 감소하면서 환율 상승 압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향후 환율을 전망할 때는 국민연금의 포트폴리오 조정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야 합니다.
환율 전망, APEC과 미국 시장이 열쇠
단기 환율 전망은 다가오는 APEC 정상회담과 미국 시장의 향방에 달려 있습니다. 금주 수요일과 목요일에는 APEC 정상회담 외에도 각종 정상회담,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 FOMC의 금리 결정, BOJ와 ECB의 통화정책회의 등 상당히 많은 이벤트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협상이 맞물려 있고, 미중 간 그리고 미일 간 협상에서 환율 논의가 나올 가능성이 있어 주목됩니다.
희망적인 시나리오는 중국과의 무역 전쟁이 심화되면서 다른 국가들과의 공조 체제 강화가 필요해진 미국이 보다 유연한 태도를 보이는 것입니다. 만약 미중 관세 전쟁을 일정 기간 유예하고 공조 차원에서 한국과 완화된 조건으로 관세 협의를 마무리한다면, 달러 위안 환율뿐 아니라 달러원 환율도 안정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는 희망사항이지만 작은 가능성이라도 기대해볼 만합니다.
장기적 관점에서는 앞서 언급한 두 가지 구조적 요인의 변화가 핵심입니다. 미국 시장이 흔들리거나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비중 확대가 맞물리면 달러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달러원 환율 상승 압력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현재 달러원 환율이 지속적으로 약세임에도 불구하고 KOSPI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부동산으로의 자금 유입이 차단되면서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몰리는 효과일 수도 있고, 환율 상승으로 수출 중심의 한국 기업 구조에 경쟁력이 강화되는 효과일 수도 있습니다.
한편 베선트 재무장관의 최근 발언도 주목할 만합니다. 그는 금 선호가 미국 경제 불안의 신호가 아니냐는 질문에 "말도 안 된다"며 "우리는 주요 7개국(G7) 국가 중 유일하게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50bp 하락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달러 신뢰는 여전히 견고하다는 메시지입니다. 실제로 이 인터뷰 이틀 후 금 가격이 5% 이상 급락하는 쇼크가 발생했습니다. 달러의 구조적 강세 기조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결론적으로 달러원 환율은 단기적으로는 APEC 정상회담과 각종 중앙은행 회의 결과에 따라 변동성을 보일 것이며, 중장기적으로는 서학개미의 투자 심리와 국민연금의 포트폴리오 조정이 핵심 변수가 될 것입니다. 미국 시장에 대한 기대가 꺾이거나 국내 주식 투자 매력이 높아진다면 환율 하락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습니다. 엔화가 다카이치 총리 당선 영향으로 원화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점도 참고할 만합니다. 환율 예측은 어렵지만, 구조적 변화를 이해하고 주요 이벤트를 주시한다면 보다 합리적인 투자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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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naver.me/5t7oKJv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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