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위커달러 전략 (무역적자, 중간선거, 연준의장)
트럼프 행정부가 '위커달러(Weaker Dollar)'를 원한다는 발언이 시장에 던진 파장이 생각보다 큽니다. 일반적으로 강한 경제는 강한 통화를 만든다고 배웠는데, 트럼프는 미국 경제는 강하게 유지하면서도 달러는 약하게 만들겠다고 합니다. 저는 처음엔 이게 모순 아닌가 싶었는데, 환율이 '상대 가치'라는 점을 떠올리니 그림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2025년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가 어떤 경제 전략을 구사하려는지, 그 안에서 연준 의장 교체와 무역 적자 해소 계획이 어떻게 맞물리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위커달러의 진짜 의미
트럼프가 말하는 '위커달러'는 단순히 달러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뜻하지 않습니다. 그가 원하는 건 미국 경제는 탄탄하게 유지하되, 상대국 통화가 미국보다 더 강해지는 구조입니다. 환율(Exchange Rate)이란 두 나라 통화 간 상대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로, 한쪽이 약해지려면 다른 쪽이 상대적으로 강해져야 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 경제가 4% 성장하는데 유럽이나 일본이 5~6% 성장하면, 투자자들은 유럽과 일본으로 돈을 더 많이 보내게 되고 그 결과 달러는 약세를 보입니다.
므누신 재무장관이 "지금 달러 약세는 유로존의 대규모 재정 지출 때문"이라고 설명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독일 등 유럽 주요국이 국방비와 인프라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자 유로화가 강세를 보였고, 상대적으로 달러가 약해진 겁니다. 저는 올해 초 유럽 증시가 미국보다 가파르게 오르는 걸 보면서 "왜 유럽이?"라고 의아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이 위커달러 전략의 신호탄이었던 것 같습니다. 트럼프는 다른 나라가 버블 수준으로 소비를 늘려주길 원하고, 그 과정에서 미국 제품을 사주면 무역 적자가 자연스럽게 줄어든다는 계산을 하고 있습니다.
1985년 플라자 합의와 무역 적자 해소
미국이 무역 적자를 털어내기 위해 수요축을 이동시킨 사례는 이미 역사에 있습니다. 1985년 9월 플라자 합의(Plaza Accord)가 대표적입니다. 당시 미국은 일본에 엔화 절상을 압박했고, 일본은 엔화 가치를 두 배 올리며 미국 제품을 대량으로 사들였습니다. 그 결과 1990년대 초 미국 무역 적자는 상당 부분 해소됐고, 미국은 10년간 장기 호황을 누렸습니다. 이 시기를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라고 부를 만큼 미국 경제는 전성기를 맞았습니다(출처: 연방준비제도).
하지만 일본은 그 대가를 톡톡히 치렀습니다. 버블 경제를 만들어 미국 물건을 사주다가 버블이 터지면서 장기 침체에 빠졌고, '잃어버린 30년'이 시작됐습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트럼프가 지금 누구를 타깃으로 삼고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중국일까요, 유럽일까요? 홍콩 언론은 4월 미중 정상회담에서 무역 휴전을 1년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고, 트럼프 행정부도 중국에 대한 일부 기술 규제를 보류하는 등 긴장 완화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건 단순히 관계 개선이 아니라, 중국이 미국 제품을 더 사주길 바라는 전략적 포석으로 보입니다.
중간선거와 어포더빌리티 이슈
2025년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Midterm Election)가 예정돼 있습니다. 중간선거란 대통령 임기 중간에 치르는 의회 선거로, 대통령 지지율과 정책 성과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입니다. 트럼프는 2024년 당선 당시 대통령·상원·하원을 모두 공화당이 장악했지만, 1기 때처럼 2018년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민주당에 빼앗긴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탄핵 발의까지 했던 아픈 기억이 있죠.
지금 공화당 텃밭에서도 패배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는 '어포더빌리티(Affordability)' 때문입니다. 어포더빌리티란 감당 가능한 능력을 뜻하는데, 단순히 물가만 보는 게 아니라 소득 대비 생활비 부담을 함께 봅니다. 뉴욕에서 렌트비 인하를 공약으로 내세운 민주 사회주의자 조란 만단이 시장에 당선된 것도 이 때문입니다. 렌트비가 너무 비싸 월급의 대부분을 집세로 내고 나면, 외식이나 생필품 구매조차 부담스러운 상황이 된 겁니다. 저도 최근 미국 친구한테 들었는데, 맨해튼 원룸 월세가 한화 400만원을 넘는다고 하더군요. 이런 상황에서 물가까지 오르면 유권자들이 누구를 지지하겠습니까?
트럼프 행정부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주택 가격 안정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기관 투자자들의 주택 매입을 제한해 개인들이 집을 살 수 있게 유도하고, 모기지 금리를 낮추려 애쓰고 있습니다. 또 생필품 물가를 잡기 위해 코코아·커피·바나나 같은 중남미산 수입품과 이탈리아 파스타, 가구 등에 대한 관세를 제로로 만들었습니다. 베네수엘라 개입도 마약 단속이 명분이지만, 실제론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확보해 에너지 가격을 낮추려는 의도가 숨어 있습니다. 이 모든 조치는 중간선거를 염두에 둔 것입니다.
케빈 워시와 생산성 혁명
2025년 5월 연준 의장 교체를 앞두고 케빈 워시(Kevin Warsh)가 유력 후보로 거론됩니다. 일반적으로 트럼프와 가까운 인사가 연준 의장이 되면 금리를 마구 내릴 거라는 우려가 나오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트럼프와 절친인 케빈 해셋이 탈락한 이유도 바로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 때문입니다. 연준이 정치 눈치만 보며 금리를 내리면, 시장은 "이제 인플레이션을 막을 사람이 없구나"라고 판단하고 물가 상승을 예상합니다. 그렇게 되면 중간선거 핵심 이슈인 어포더빌리티가 악화되고, 트럼프한테도 독이 됩니다.
케빈 워시는 1990년대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의 정책을 모델로 삼고 있다고 합니다. 그린스펀은 인터넷 혁명으로 생산성(Productivity)이 급증하자, 다른 연준 위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을 거부했습니다. 생산성이란 같은 비용으로 더 많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뜻하는데, 생산성이 높아지면 제품 가격은 내려가고 고용과 소비는 늘어나는 선순환이 만들어집니다. 1990년대가 바로 그랬습니다. 경제는 강하게 성장했지만 물가는 안정적이었고, 그린스펀은 '마에스트로'라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케빈 해셋도 "AI가 1년 안에 상상하기 어려운 변화를 만들 것"이라며 생산성 혁명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4% 성장과 1%대 물가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부분에서 의문이 듭니다. 1990년대 인터넷 혁명 때는 공장이 늘어나면서 사람을 고용했지만, 지금 AI 시대엔 공장도 AI가 짓고 관리합니다. 사람 고용 없이 생산성만 올라가면, 소득이 늘어나지 않는데 누가 그 제품을 사줄까요? 결국 국가가 소득을 보조해주는 구조로 가지 않으면 선순환이 깨질 것 같습니다(출처: 미국 노동통계국).
- 생산성 향상으로 제품 원가가 낮아지면 기업이 실제로 가격을 내릴까?
- 고용 없이 생산성만 오르면 소비 여력이 줄어들어 수요가 감소하지 않을까?
- 국가 보조 없이 민간 소비만으로 선순환이 지속 가능할까?
트럼프의 위커달러 전략은 환율·무역·정치를 정교하게 엮은 그림입니다. 미국 경제는 강하게 유지하되 상대국이 더 강해져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그 과정에서 상대국이 미국 제품을 사주길 바라는 겁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물가 안정과 생산성 향상에 올인하는 모습도 일관성이 있습니다. 다만 AI 시대의 생산성 혁명이 1990년대처럼 고용 증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전략이 단기적으론 먹힐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소득 보조 정책 없이는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 몇 달간 미중 정상회담, 연준 의장 교체, 중간선거 결과를 주목하며 이 그림이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보시길 권합니다. 위커달러, 트럼프, 무역적자, 중간선거, 케빈워시, 연준의장, 환율전략 --- 참고: https://youtu.be/Tk33jA5bTxA?si=8RiB8FPR98GnZWx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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