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과 투자 (유가, 인플레이션, 저가매수)
요즘 제 주식 계좌를 보면 파란색이 가득합니다. 코스피가 11%나 떨어지면서 곤두박질치는 모습을 보니 솔직히 마음이 편하진 않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제 슬슬 저가매수 타이밍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란 전쟁이 터진 이후 뉴욕 증시는 장 시작 전 선물 시장에서 2%대 하락을 보이기도 했지만, 결국 혼조세로 마감했죠. 투자자들의 저가 매수 열정은 여전히 뜨겁습니다. 문제는 이 전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그리고 그에 따른 유가와 인플레이션이 우리 투자 판단에 어떤 영향을 줄지입니다.
유가 상승, 현실로 다가온 인플레이션 우려
저처럼 소시민 입장에서 전쟁 소식을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기름값 오르겠네…'라는 생각입니다. 실제로 국제 유가는 이란 전쟁 이후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현재 배럴당 가격이 급격히 뛰면서 주유소 앞을 지날 때마다 한숨이 나오는 상황이죠. 유가 상승은 단순히 기름값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물류비, 생산비가 함께 오르면서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개념이 바로 '인플레이션 고착화(Inflation Persistence)'입니다. 인플레이션 고착화란 한번 오른 물가가 쉽게 내려오지 않고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현상을 뜻합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후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급등했고, 3년이 지난 지금도 연준이 목표로 하는 2% 수준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 이란 전쟁이 장기화된다면 에너지 가격 상승이 또다시 물가를 자극하고, 그 결과 실질적인 인플레이션 고착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출처: 미국 연방준비제도).
제 경험상 2022년 초반 유가가 크게 오를 때도 비슷한 패턴이었습니다. 처음엔 '일시적이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1년 넘게 높은 물가가 지속됐죠. 지금도 그때와 비슷한 분위기가 느껴져서 조금 불안합니다. 특히 중동 지역의 불안정성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채권 시장의 변화
이란 전쟁 이후 안정세를 보이던 미국 국채 시장에서 장기물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채권 금리 상승은 투자자들이 향후 인플레이션과 재정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실제로 전쟁이 장기화되면 전쟁 비용이 늘어나고, 그에 따른 재정 적자 우려로 국채 금리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중요한 지표가 '장기 국채 금리(Long-term Treasury Yield)'입니다. 장기 국채 금리란 만기가 10년 이상인 국채의 수익률로, 시장 참가자들이 장기적인 경제 전망과 인플레이션을 어떻게 보는지를 반영합니다. 쉽게 말해 장기 금리가 오른다는 건 투자자들이 '앞으로 물가가 더 오를 것 같다'고 판단한다는 의미입니다.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급등한 것도 이란 전쟁과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연준(Fed,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입장도 복잡해졌습니다. 제롬 파월 의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주장하는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시나리오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경우 금리 인하를 쉽게 단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죠.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AI를 통한 생산성 혁명이 강한 성장과 낮은 물가를 동시에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90년대 사례를 자주 언급하는데, 저는 이 부분이 조금 의문입니다.
90년대에는 기술 혁명만 있었던 게 아닙니다. 세계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전 세계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기 시작했고, 구소련 붕괴 이후 원유 공급이 크게 늘어나면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20달러 수준으로 유지됐습니다. 달러 강세까지 겹치면서 물가가 안정될 수 있었던 거죠.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중동 불안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있고, AI 기술만으로 이 모든 변수를 상쇄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 90년대: 세계화 + 저유가 + 기술 혁명 = 안정적 성장
- 현재: 중동 불안 + 고유가 + 관세 전쟁 = 인플레이션 리스크
- AI 생산성 혁명이 에너지 가격 상승을 상쇄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
저가매수 타이밍인가, 아니면 더 기다려야 하나
제 주식 계좌가 파란색으로 물들어 있는 지금, 저가 매수를 해야 할지 고민이 많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 주가가 떨어지지 않는 게 더 이상한 상황 아닐까요? 전쟁이 터졌고 유가는 오르고 있는데, 뉴욕 증시는 혼조세로 버티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의 낙관론이 여전히 강하다는 뜻이지만, 한편으로는 '지금이 진짜 바닥인가?'라는 의문도 듭니다.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주가가 많이 떨어지진 않았습니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란 체제가 내부 분열로 빠르게 무너지고 전쟁이 조기에 끝날 것이라는 낙관적 시나리오에 베팅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전쟁이 예상보다 길게 끌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유가는 더 오를 것이고, 인플레이션은 고착화될 것이며, 결국 금리는 더 오래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주가는 지금보다 더 떨어질 수도 있죠.
여기서 '변동성 지수(VIX)'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VIX란 투자자들이 향후 주식 시장의 변동성을 어떻게 전망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흔히 '공포 지수'라고도 불립니다. VIX가 높아지면 시장 참가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는 뜻이고, 반대로 낮아지면 안정적이라고 판단하는 거죠. 현재 VIX는 이란 전쟁 직후 급등했다가 다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투자자들이 '이 정도는 괜찮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지만, 자칫 방심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저는 지금 상황에서 FOMO(Fear Of Missing Out, 기회를 놓칠까봐 느끼는 두려움)보다 더 조심스러운 감정이 듭니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70년대 중동 전쟁 이후 급등한 유가와 그로 인한 인플레이션의 시대가 있었습니다. 당시에도 '곧 괜찮아질 거야'라고 생각했던 투자자들이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10년 넘게 고물가와 저성장이 이어졌죠. 물론 지금이 그때와 똑같다고 말할 순 없지만, 역사를 배우고 참고하는 건 중요합니다. 역사를 거스르는 법은 없기 때문입니다.
저가 매수를 할지 말지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저는 지금 한 번에 많은 금액을 투자하기보다는, 전쟁 전개 양상을 보면서 분할 매수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습니다. 주가가 한 번 더 저점을 터치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전쟁이 조기에 끝나면 좋겠지만, 만약 장기화된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매수 기회가 올 수도 있으니까요.
결국 중요한 건 전쟁의 향방, 유가의 흐름, 그리고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수일 내에 에너지 가격 안정 대책을 발표한다고 했는데, 이 대책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도 지켜봐야 합니다. 중간 선거를 앞두고 물가 안정이 정치적으로 중요한 만큼, 정부도 강력한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책만으로 유가를 완벽하게 통제하기는 어렵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역사를 되짚어보고, 시장의 흐름을 면밀히 관찰하는 게 중요합니다. 우리가 지금보다 훨씬 더 힘든 시기를 어떻게 겪어왔는지 배우고, 그 교훈을 현재에 적용해야 합니다. 주식-채권-외환 시장 모두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앞으로 몇 주간의 흐름을 주의 깊게 지켜보시길 바랍니다.
--- 참고: https://naver.me/GGGOUCCN.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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