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차대조표 축소 (연준 정책, 유동성, 금융규제)

요즘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화제는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입니다. 저도 처음엔 "금리 인하만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최근 연준 이사들의 발언을 보며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특히 보우먼 부의장과 마이런 이사의 엇갈린 메시지를 보면서, 이게 단순히 금리 조정 문제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유동성 축소와 규제 완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는 연준의 고민이 제 눈에도 선명하게 보이더군요.

대차대조표의 영향

연준 이사들의 엇갈린 신호

미셸 보우먼 연준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은 2월 3일 하와이에서 열린 회의에서 "노동시장에 일부 안정화 조짐이 보인다"며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밝혔습니다(출처: 연합인포맥스). 작년 하반기에 총 75bp의 금리 인하를 단행했으니, 이제는 잠시 숨을 고르며 정책 효과를 지켜보자는 취지였죠. 솔직히 저는 이 발언을 보면서 "아, 금리 인하는 당분간 어렵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날,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는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 인터뷰에서 정반대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올해 전체로 정책금리 인하 폭이 1%포인트를 약간 넘는 수준을 보고 있다"고 말한 겁니다. 연내 1% 이상 금리 인하라니, 현재 시장 예상치(연내 2회 인하)보다 훨씬 공격적인 전망입니다. 마이런 이사는 "근원 인플레이션을 보면 경제에 강한 물가 압력이 실제로 많이 보이지 않는다"며, 물가 측정 방식의 특이점 때문에 금리를 지나치게 높게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저는 이 두 발언을 보면서 혼란스러웠습니다. 같은 연준 이사인데 왜 이렇게 입장이 다를까요? 보우먼은 친트럼프 성향으로 알려져 있고, 원래 매파였다가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될 때 비둘기로 선회했다가 탈락 후 다시 매파로 돌아선 인물입니다. 반면 마이런은 물가 측정 방식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며 적극적인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비둘기파입니다. 이런 극명한 시각 차이가 결국 연준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린다는 방증이 아닐까요?

대차대조표 축소라는 공통분모

흥미로운 건, 입장이 다른 두 이사 모두 대차대조표 축소에는 동의한다는 점입니다. 마이런 이사는 인터뷰에서 "장기적으로 대차대조표가 축소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그는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다"며 "더욱 많은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죠. 보우먼 부의장 역시 대차대조표 축소에 적극적인 입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트럼프 진영 인사들이 공통적으로 선호하는 정책 방향인 셈입니다.

대차대조표(Balance Sheet)란 중앙은행이 보유한 자산과 부채의 총량을 나타내는 재무 상태표를 뜻합니다. 연준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QE)를 통해 대차대조표를 크게 확대했고, 코로나19 팬데믹 때도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국채와 모기지증권(MBS)을 대량 매입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불어난 대차대조표를 줄이면 시중 유동성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2006년 5월의 충격이 떠오릅니다. 당시 버냉키 신임 연준 의장은 시중 유동성이 원자재 시장에 과도하게 몰리면서 시장 조정을 맞았죠. 유동성이 줄어들면 해변의 물이 빠지듯, 밑에 숨어 있던 암초가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높게 솟아 있는 암초에 발을 다치는 사람이 생기는 것처럼, 유동성 축소는 시장 변동성을 높이고 취약한 부분을 드러내게 만듭니다.

규제 완화로 유동성 공백 메우기

그렇다면 마이런 이사가 말한 "규제 완화"는 무슨 의미일까요? 저는 이 부분이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대차대조표 축소로 유동성이 줄어드는데, 왜 규제 완화가 갑자기 나오는 걸까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연결고리가 보였습니다. 연준이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면 연준 발 유동성 흡수는 맞지만, 시중 은행이 규제 완화로 힘을 내서 대출을 늘리면 이들이 뿜어내는 유동성 공급이 연준의 유동성 흡수를 넘어설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장단기 금리차(Term Spread)입니다. 장단기 금리차란 장기 금리와 단기 금리의 차이를 뜻하는데, 이 폭이 벌어져야 은행이 대출할 때 마진을 남길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은행은 단기로 자금을 조달해서 장기로 대출해주는데, 이 금리 차이가 곧 은행의 이익이 되는 겁니다. 제 경험상, 시중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대출에 나서려면 이 마진이 충분히 보장돼야 합니다.

마이런 이사가 강조한 규제 완화는 바로 이 지점을 노린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 규제를 풀어주면 은행들이 보다 자유롭게 대출을 늘릴 수 있고, 이는 연준의 유동성 축소를 상쇄하는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보우먼 부의장은 금융감독 담당이라는 직책답게 규제 완화에 적극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결국 연준은 한쪽에서는 대차대조표를 줄이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민간 은행의 대출 여력을 키워 유동성 공백을 메우려는 전략을 구사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시나리오

제 나름대로 정리해본 연준의 시나리오는 이렇습니다. 일반적으로 연준이 금리를 낮추면 시장금리도 따라 내려간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실제로는 시장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높게 유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은행들은 지급준비금을 털어서 미국 단기채를 매수하게 되고, 그러면 단기금리는 하락합니다. 그런데 장기금리는 쉽게 내려오지 않죠.

여기서 미국 정부가 개입합니다. 장기국채 발행을 줄이고 단기국채 위주로 국채를 찍어내는 겁니다. 단기금리가 낮아졌으니 미국 정부 입장에서도 단기국채로 자금을 조달하는 게 부담이 적습니다. 그러면 장기국채 공급이 줄어들면서 장기국채 금리도 자연스럽게 하락하게 되죠. 이 과정에서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되고, 은행들은 대출 마진을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1.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지만 시장금리는 높게 유지됨
  2. 은행이 지급준비금을 활용해 단기국채 매수, 단기금리 하락
  3. 미국 정부가 장기국채 발행을 줄이고 단기국채 위주로 발행
  4. 장기국채 공급 감소로 장기금리 하락, 장단기 금리차 확대
  5. 규제 완화로 은행 대출 여력 증가, 민간 유동성 공급 확대

다만 제 생각에 3번 단계를 원활하게 진행하려면 은행 규제가 풀려야 합니다. 은행들이 자유롭게 지급준비금을 활용하고 대출을 늘릴 수 있어야, 이 시나리오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이 부분은 아직 제게도 완전히 명확하지 않습니다. 다만 연준 이사들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이런 방향으로 정책이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저는 요즘 초등학교 2학년인 아이에게도 이런 국제 정세를 조금씩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물론 대차대조표 축소나 장단기 금리차 같은 개념을 아이가 100% 이해하긴 어렵겠지만, 나중에 이런 걸 들어본 것과 아닌 것은 분명 차이가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전쟁이 터지면서 경제가 어떤 영향을 받는지, 연준의 정책이 우리 생활에 어떻게 연결되는지 밤마다 가족끼리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아이가 커서 자라날 세계 경제는 과연 어떤 모습일지, 저도 함께 공부하며 고민하고 있습니다.

결국 연준은 대차대조표 축소라는 긴축과 금리 인하라는 완화를 동시에 추진하면서, 민간 은행의 대출 확대로 유동성 공백을 메우려는 복잡한 줄타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 전략이 성공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다만 원자재 시장으로의 유동성 흐름, 장단기 금리차 변화, 은행 규제 완화 정도를 꾸준히 모니터링한다면 연준의 다음 행보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 역시 이 부분을 계속 주시하며 제 생각을 업데이트해나갈 계획입니다.

--- 참고: https://naver.me/xaThldw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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